'한달에 두번꼴 화재' ESS 가동 중단에 기업 손실 '눈덩이'
"전면 중단時 한달 450억원 손해"…금융비용 부담까지 '설상가상'
일부 시설은 정부 권고에도 가동 강행…정부 "3월말까지 조사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최근 잇단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로 정부가 일부 시설에 대한 가동중단을 요청했으나 후속 조치가 늦어지면서 설치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의 ESS가 몇 개월째 사실상 방치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지만 안전 문제가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이를 가동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ESS 화재 사고는 모두 20건에 달한다. 작년 5월 2일 경북 경산을 시작으로 올 1월 21일까지 약 9개월간 평균 한 달에 두 번 이상 발생한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말 다중이용 시설에 설치된 ESS에 대한 가동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월 22일에는 민간사업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전용 건물에 설치되지 않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가동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전용 건물이 있더라도 '민관 합동 사고원인 조사위원회' 권고에 따라 최대 충전율을 70% 수준 이하로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051910]도 자사의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에 가동중단을 요청하면서 전국의 사업장에 설치된 ESS 시설 수백개가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ESS는 동국제강[001230], 두산중공업[03402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설치해 왔는데, 통상 기업이 설치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가동중단에 따른 손실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작년말 기준으로 국내 ESS 사업장은 총 1천400여곳으로 규모는 약 4.5기가와트시(GWh)에 달하며, 이 가운데 최소 700여여곳의 가동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중단된 상태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통상 1㎿h(메가와트시) 규모의 ESS가 1개월간 가동을 멈추면 평균 1천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최악의 경우 4.5GWh 규모의 설비가 전면 중단되면 한 달에 450억원, 절반만 중단돼도 손실이 200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상당수 기업은 대출을 통해 ESS를 설치한 터여서 가동을 중단할 경우 이자 상환 부담은 물론 투자비도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의 가동중단 권고와 화재 위험에도 불구하고 부담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ESS를 계속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강원도 삼척에서 발생한 ESS 화재는 배터리 생산업체의 요청을 무시하고 가동을 강행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동중단 공문을 전달한 지 한달 이상 지났는데 대책은커녕 사고원인 규명도 늦어지고 있어 해당 업체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ESS 사업은 환경 보호와 전기사용량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종합대책을 마련해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이달(3월)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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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방청 재난사고뉴스 http://www.nfa.go.kr/nfa/news/firenews/disasterNews/?boardId=bbs_0000000000000105&mode=view&cntId=11904&category=&pageIdx=1&searchCondition=all&searchKeyword=